2009년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벌어진 스토킹 살인 사건. 대낮 아파트에서 3살 난 피해자의 딸아이가 보는 가운데 임산부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임에도 크게 알려지진 않았다.
그것이 알고싶다 741화 보복범죄의 사슬편에 잠깐 언급된 사건이다.
2001년 9월, 김남국(당시 34세)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정모씨(여, 당시 22세)를 알게 되면서 교제해왔다.
4년 정도 사귀다 두 사람은 헤어졌고, 이후 정씨는 연락을 끊는다. 2006년경 정씨가 현재의 남편과 결혼을 하자 앙심을 품고 직장도 그만둔 다음, 범행 이전인 약 3년간 정씨의 집을 추적하여 "나와 사귄 사실을 남편에게 폭로하겠다"고 정씨를 위협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심지어 가족들에게까지 협박을 가하고, 수 회에 걸쳐 갖은 명목으로 민·형사 소송을 벌이며 정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정씨 가족은 김남국의 협박 등 증거를 수집해 2007년 부산지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남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민·형사 소송이 오가면서 정씨에 대한 악감정이 극에 달한 김남국은 정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는다.
김남국은 정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변을 수차례 배회하면서 정씨가 매일 일정하게 어린이집에서 세살배기 딸을 찾아 혼자 귀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두었고, 미리 칼, 망치, 청테이프, 노끈, 수건 등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검은색 가방에 넣어 준비했다. 도주를 생각한 것인지 렌트카도 준비했다.
집행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날인 2009년 5월 25일.
2시 10분, 김남국은 정씨의 집 앞 복도에서, 여느 때처럼 정씨가 딸을 데리고 혼자 귀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마침 정씨가 잠이 든 딸아이를 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에 김은 곧장 정씨에게 달려들어 밀어 넘어뜨린 다음, 넘어진 정씨의 몸 위에 타고 앉아 주먹으로 얼굴에 수차례 가격하고, 미리 준비해 간 망치(총길이 40cm)의 정 부분으로 콧등과 뺨을 힘껏 내리치고, 그 힘을 못 이겨 망치 자루가 부러져 나가자 부러진 망치 자루 부분으로 다시 얼굴을 수차례 내리찍고, 이어 미리 준비해간 칼로 머리와 얼굴 부위, 가슴, 배와 옆구리, 팔과 어깨 등 온몸을 20차례에 걸쳐 닥치는 대로 찔렀다.
끔찍한 점은 피해자가 당시 임신 2개월의 몸이었단 점과 3살 난 딸아이를 안고 있었단 점인데, 3살 난 아이는 그 광경을 모두 목격했으며 어머니의 피를 온몸에 흠뻑 뒤집어쓰는 등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충격을 받게되었다.
아파트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접수를 받은 관리소직원이 뛰어올라갔으나, 정씨는 이미 살해당한 상태였고 김은 넋을 놓은채 현장에 주저앉아 있었다고 한다.
사형이 구형되었지만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실제로 김은 반성은 커녕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한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나오자 김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검사도 "반성의 정도와 잔혹성, 높은 PCL-R(사이코패스)"을 고려해 사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현재 사형제도가 갖는 문제점을 감안해 목숨만은 부지하도록 한다"며 항소가 기각되었고,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