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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10월 19일, 강원도 인제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와 범인이 모두 군 관련 인물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대대장 관사의 공관병이었던 고재봉 상병이 박 중령의 관사에서 여러가지 일을 끝낸 후 서재에서 나오다가 고기 한 근을 훔쳐 들고 나왔는데, 이것이 가정부에게 발각된 것에서 시작되었다. 

가정부가 그가 훔친것을 보고 소리를 질렀고, 고재봉은 자신 옆에 있던 도끼로 가정부를 위협하였다. 실제로 가정부를 죽이지는 않았지만 고재봉은 이 때문에 살인미수로 징역 7개월형을 받고 육군교도소에서 복역했다. 고 상병은 이 사건으로 출소하면 박 중령을 죽여버리겠다며 이를 갈았지만, 그 사이에 박 중령 가족은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고, 박 중령이 있던 관사에는 이득주 중령 가족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고 상병은 이것을 모르고 오로지 박 중령에 대한 원수를 갚겠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박 중령이 아닌 이득주 중령과 그의 부인인 김재옥 교사 등의 일가족 5명을 도끼로 살해하였다.

 

 이후 고재봉은 귀금속 등을 훔쳐 달아나다가 서울에서 한 상인의 신고로 검거되었고, 1963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안국선 목사의 전도로 옥중에서 회심하고 기독교인이 되었다. 사형 선고 다음해인 1964년에 사형이 집행되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찬송가를 부르며 죽었다고 한다.

 

 

 

 

당시 유명한 사건이라 언론에 많이 보도되어서인지 30년 가까이 지나서 어느 중학교 교감선생이 퇴임식 때 "도끼 그만둡니다."라고 말한 실제 사례가 있다. 그 선생 이름이 바로 고재봉이라서 이 사건의 도끼와 얽혀 학교에서 별명이 도끼선생이었다고.

고재봉에 대하여 다룬 박삼중 스님의 책 <가난이 죄는 아닐진대 나에겐 죄가 되어 죽습니다> 에서 이 사건을 자세히 다뤘다. 책에 따르면 고재봉은 60년대 당시 후진국이던 시절 가난하게 자라와 제대로 먹지도 못했던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원래대로라면 온 식구가 살해당했을 박 중령은 이 사건에 기겁하고 마음고생하다가 결국 오래 가지 못하고 예편해 군직에서 물러났다는 후일담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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