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증과 물증이 있으나 시신이 없어 끝맺지 못하는 사건. 실종자가 약혼을 한 사람이라 '예비신랑 실종사건'이라고도 부른다.
실종자 김명철은 기업연수회의 이벤트 진행자였고, 아마추어 농구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던 건실한 사람이었다.
2010년 6월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그리스전이 열리던 날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로 달아오른 가운데 결혼을 앞둔 32세 김명철씨는 약혼녀의 친구인 사채업자 이관규를 만나러 갔다.
이관규는 기업체 연수행사 등을 진행하는 김씨에게 일감을 알선해주겠다는 명분으로 알선업자인 최실장이라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며 자기의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씨는 제주도로 연수회를 가는 음악인 연합회가 있는데, 이 연수회의 이벤트 진행을 해주면 거금을 준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제안할 때 소개비는 안받아도 된다며 선심쓰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뒤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음악인 연합회는 김씨를 꾀어내기 위한 유령단체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때 김명철은 약혼녀의 카드를 빌려갔다. 일을 하는 도중 술접대를 할수도 있기 때문에 한도가 높은 약혼녀의 카드를 빌려갔다. 이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이 김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김씨가 실종 된 후 이씨의 주장은 김씨가 사업 명목으로 3천여만원을 빌렸고, 다시 급하게 쓸 데가 있다며 차를 담보로 2500여만원을 추가로 빌렸다고 말했다. 그 후 김씨는 약속이 있다면서 헤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명철은 그런 거금을 빌릴 이유가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학자금 대출이 약간 남은 것 빼면 빚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약혼녀의 휴대폰에 김씨의 이름으로 네 과거를 내 친구에게 들었으니 이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
약혼녀로서는 불과 몇 시간 전에 같이 월드컵 응원하자고 연락을 한 김씨가 느닷없이 문자 하나로 이별을 통보하는게 황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김씨에게서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전화를 건 사람은 김씨가 아닌 어떤 여자였다. 그 여자는 약혼녀 때문에 김씨가 힘들어하고 있어서 잠적을 하겠다고 통보를 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게다가 김씨의 어머니에게도 돈 문제 때문에 잠적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 그리고 사채업자 이씨에게도 곧 돈을 갚을 테니 고소하지 말아달라는 문자가 왔다.
그러나 약혼녀나 가족, 지인들은 공통적으로 "김씨는 평소 사생활이 건실하고 돈이나 여자 문제도 없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잠적할 리가 없다" 고 증언했다.
그런 가운데 김씨가 실종된 뒤 닷새 후에 그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씨의 휴대폰을 추적한 결과 김씨가 이씨와 만난 약속 장소 근처에서 휴대폰이 사용된 것을 밝혀냈고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씨를 의심하면서 그를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김씨를 만났다가 바로 헤어졌다는 이씨의 주장과는 달리 사건 당일 김씨가 이씨와 그의 친구 최실장에게 만취한 상태로 업혀 들어가는 것이 주위 상인들에게 목격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의 조사 결과 김씨의 약혼녀와 가족에게 보내진 문자도 이씨가 김씨를 사칭해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문자의 어투와 문법은 이씨가 평소 약혼녀의 홈피에 남긴 말투와 일치했다.
그리고 물증도 나오기 시작했다. 성남시에 있던 이씨의 사무실과 소파에서 김씨의 혈흔이 발견된 것이다. 이 소파는 원래 이씨가 버리려했지만 이웃 가게의 자영업자 주인이 주워서 쓰다가 혈흔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추가적으로 이씨는 사무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증언 등으로 한달에 89톤이나 되는 양의 물을 쓴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해당 사무실의 아랫층에서는 댄스 교습소가 있었는데, 사람을 습격할때 나오는 비명소리 등을 댄스 교습소 소리에 묻어갈수 있다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이토록 많은 심증과 물증, 정황 증거가 있음에도 명백한 살인의 증거인 김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씨가 이전에도 각종 사건에 연루된 것이 밝혀져 수사가 계속 진행됐다. 결국 기소된 이씨 형제는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한 2심 재판에서는 1심을 깨고 납치, 감금, 폭행의 혐의만 인정되어 7년형을 선고받았다. 7년형의 가장 큰 이유는 '시신이 없는 이상 살해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이씨는 수감 도중 후술할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사건 이후 이씨 주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김씨의 약혼녀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이씨가 질투심에 이런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한편 이씨는 이 사건과는 별도로 17억 보험 친구 집단 살인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약혼녀와 이씨의 첫 만남은 보험설계사와 피보험자의 관계였다고 한다.
17억 중 7억 가량의 보험 설계는 김씨의 약혼녀와의 계약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때문에 김씨의 약혼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다량의 물을 사용한 것은 증거 인멸을 목적으로 한 행동이라는 가설도 있다.
이씨는 중학교때부터 가게의 아저씨가 자신을 도둑으로 몰았다는 이유로 홧김에 칼로 목을 난자해 살해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9월 17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씨는 이미 중학생이던 1993년에 쌍둥이 형제와 함께 살인을 저지른 경력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리고 동네 노인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서 보험금을 타낸 상습 보험 사기범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최초엔 이씨가 보낸 문자 때문에 단순 가출로 처리될 뻔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적극적인 의혹 제기와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을 활용해 이슈가 되었고 경찰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사건이다.
한편 아고라에 글이 올라가서 화제를 모으면서 김명철씨의 약혼녀가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으나 유가족 측이 부인해서 사그라든 상태다.
비슷한 사건인 부산 시신 없는 살인 사건도 시신이 없기 때문에 살인의 직접 증거가 없어서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은 판결로 미루어볼 때 전문가들은 이런 판결이 반복된다면 살인 후에 시신을 아무도 모르게 처리해버리면 살인죄 인정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는 발상이 퍼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부산 사건은 2012년 9월 30일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파기환송했고 이후 2013년 3월 27일 부산고등법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2013년 6월에 방영중인 SBS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등장하는 쌍둥이 살인 사건은 한 출판사가 표절론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는데 제작진에 따르면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사건을 다룬 편에서 소재를 따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