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중순 부산에서 일어난 살인+사기 사건.
2010년 6월 중순, 부산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손 모씨는 대구의 한 여성 쉼터에서 소개 받은 20대 여성 K씨를 데리고 왔다. 손 모씨는 자신을 '부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장'이라 소개했고, K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고용하겠다며 부산에 데려온 것. 그리고 K씨는 그 다음 날 새벽에 죽었다. 손 모씨는 죽은 K씨를 화장하여 시신을 처리했다.
손 모씨는 본인에게 거액의 생명 보험을 들어 둔 상황이었는데 죽은 K씨를 자신인 것처럼 속여서 어머니 P씨의 도움 아래 생명보험금을 타내려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보험회사의 신고로 손 모씨는 결국 경찰에 체포되었다. 손 모씨는 경찰이 체포하러 온 순간에도 자신을 극구 죽은 K씨라고 주장하면서 1시간을 넘게 버티다가 결국 강제로 경찰서에 끌려갔다고 한다.
경찰의 조사 결과 손 모씨는 4월부터 여성 쉼터, 독극물, 사망신고 절차 등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실제로 독극물을 구입했으며, 5월부터 생명보험에 가입하기 시작해 총 24억원의 생명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그리고 6월에 대구의 여성 쉼터에서 K씨를 데려온 뒤 특정한 레시피의 독약으로 살해했다는 것이 경찰과 검찰의 조사 결과였다.
피의자 손 모씨 주변 인물들의 증언에 의하면 손 모씨의 집안은 과거 제법 유복했으나, 점차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모씨의 씀씀이는 과거와 다를 것 없이 여전했다. 이러한 손 모씨의 사치를 감당하기 위해 탕진할 돈은 차량 매도 대금과 보험금, 각종 금융재단과 복지재단에서 횡령한 창업자금 등에서 마련됐다. S씨는 1999년부터 각종 사기 전과를 쌓아왔으며, 2003년에는 부산에서 학원강사로 일했었다. 또한 S씨는 13년 연하였던 대학생 동거남 G씨와 교제하고 있었는데, 당시 손 모씨의 사치스러운 씀씀이로 재력을 과시하며 G씨의 환심을 사려고 하기도 했다.
2005년에 S카드사에서는 백혈병 어린이 돕기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는데, 손 모씨에게는 마침 백혈병 투병 중이던 딸이 있었다. 그 딸은 전 남편 B씨와의 사이에서 낳았는데, 손 모씨는 '나는 남편과 헤어진 후 혼자서 백혈병을 앓는 아이와 어렵게 살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투로 백혈병 환우를 위한 지원을 받으려는 시도를 하였다. 당시 카드사 홈페이지에는 손 모씨가 적당히 날조한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이 한동안 걸려 있었다. 결국 손 모씨는 자신의 딸의 병을 빌미로 카드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았지만, 그 돈을 또 사치에 탕진했다(...)
골 때리는 건 이 과정에서도 손 모씨가 벌인 보험사기가 포착되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 보다 손 모씨 딸의 백혈병이 빨리 낫게 되자 카드사로부터 지원금이 끊기게 생겼는데 이 때문에 보험 사기를 저지른 것.
2008년에는 부산진구 K동에 영어학원을 개설했으나 반 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2009년 2월부터는 학원을 개설했던 곳 근처에서 커피숍을 운영했으나 파리만 날렸고, 자궁에 병이 생겨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역시 망했다. 이후 수입이 불안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2010년엔 위조서류로 창업자급을 지원받았는데, 이 사실이 드러나 조합에서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설상가상으로 애인에게 자신이 이미 기혼했다는 것과,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발각당하기까지 했다.
2011년 5월 1심 재판부인 부산지방법원 재판부는 손 모씨에 대해서 "피해자의 사인이 분명하지는 않으나 자연사나 자살했을 가능성이 적다"며 "피고인이 이 사건 전에 거액의 보험에 가입하고,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으로 미뤄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숙자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편취하려 한 것은 저급하고도 비열한 범죄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데도 뉘우치지 않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형을 선고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하여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시체를 화장한 것을 시체은닉죄로 볼 수는 없다라고 판단하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2월 2심 재판부인 부산고등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유인해 살해했을 것이라는 강력한 의심이 들지만 공소 사실에 구체적인 범행 방법이 적시되어있지 않고, 사망 원인이 객관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타살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하며 S씨에게 사기와 시체은닉죄만을 적용해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손 모씨가 의도적으로 보험 사기를 위해서 여성 노숙자를 속여서 데려온 뒤에 그녀를 살해한 후 화장하여 증거를 없애고, K씨의 신원을 도용해 보험금을 타내려다가 발각된 것이라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직접적인 살인의 증거가 없는 이상 살인 혐의를 둘 수 없다'고 판단해 살인죄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즉각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대법원은 실체적 법적 진실을 가린다기보다는 '2심 재판의 판결이 법리적으로 타당했는가'를 판단하기 때문에 당시엔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2심 재판부는 증거에 입각한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물적 증거가 정황 증거에 우선한다는 법리원칙상 2심 판결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되면 '살인 후에 시체를 온데간데 없이 처리해버리면 설령 범죄가 발각되더라도 살인죄 인정은 받지 않는다'는 것을 범인들이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살인이 의심되는 여러 사건들이 있지만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황 증거만 놓고 본다면 손 모씨의 살인은 분명하지만 직접적 물적 증거가 없는 이상 대법원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두고 고심할 것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손 모씨가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정황 증거는 차고 넘치나 손 모씨는 이를 매우 논리적으로 잘 빠져나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2012년 9월 30일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합당한 이유가 있어 보이고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들며 피해자의 여러 정황으로 보아 돌연사는 의구심이 든다는 이유로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낸 것.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받았다.
이와 비슷한 시신이 없는 2012년 10월 11일 산낙지 보험 사망 사건의 피의자에게도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재판부는 살인죄와 같은 중죄의 경우 직접 증거없이 간접 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댔다고 한다.
2013년 3월 27일, 부산 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손 모씨에게 무기징역을 판결했다. 피해자가 돌연사하거나 자살할 개연성이 없고, 인터넷에서 독극물을 검색했으며, 해당 독극물을 먹었을 때 침이 나온다는 정황 등으로 볼 때 독극물로 피해자를 죽였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6월 29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되었다.
2012년 5월 17일, 기적체험! 언빌리버블이란 일본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謎の死体なき殺人の真相 편) 그리고 한국에서도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2015년 12월 9일 방송분에서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