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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0일 오전 2시경(한국시간) 인도양에서 조업 중이던 광현803호에서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사건이다.

전개

광현803호는 광동해운 소유인 138톤급 어선으로 2015년 2월 11일 부산항을 출발해 인도양으로 출항하였다. 당시 광현호에는 한국인 선원 3명, 베트남 선원 7명, 인도네시아 선원 8명 등 18명이 승선했다. 사건 발생 11일 전인 6월 9일 세이셸 군도에서 출항을 나갔고 6월 20일 사건이 발생했다. 베트남 선원 2명이 선장 양 모씨와 기관장 강 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가해 선원은 다른 선원들에 의해 감금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고, 이후에는 선실에 자율 격리되었다. 사건 발생후 항해사는 선사에 사건을 신고했고, 선사는 부산 해경에 신고하였다. 이후 남은 한국인 항해사가 선장을 대신해 인도네시아 항해사와 교대로 배를 몰며 시속 13km로 세이셸 군도 빅토리아항으로 출발했다. 시신은 부패를 막기 위해 냉동실에 안치했다고 한다. 신고를 받은 부산해경 수사팀 7명은 통역 2명, 유족 4명, 선사 직원 3명과 함께 사건 조사를 위해 세이셸 군도로 떠났다.

24일 새벽 광현호는 세이셸 군도 빅토리아항에 도착했고 해경은 배에 올라가 피의자 2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다행히 큰 동요와 마찰없이 24일 오전 3시 53분(한국 시간) 항구에 잘 도착했다. 해경은 3일 간 조사를 마친 뒤 27일에 국내로 압송할 계획이었으나 역시 여러가지 한계로 제대로 조사하기 어렵자 25일 국내로 압송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호송은 해경 4명이 담당하며 항공편을 이용해 UAE를 경유해 25일 정오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머지 해경 3명은 현지에서 현장감식과 다른 선원 조사 등을 할 계획이다.

 

사건 당일

사건을 요약하면 선상 회식 도중 베트남 선원의 건배사를 오해한 선장이 해당 선원과 다툼을 벌였고, 평소 선장에게 무시당했던 베트남 선원 두명은 이에 앙심을 품고 선장 및 기관장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6월 19일 오후 5시 경, 인도양에서 어장이동 중이던 광현호에서 선상 회식이 열렸다.

선장 양모씨(이하 '선장')는 그동안 수고했다며 양주 몇 병을 꺼냈고,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회식 도중 베트남 선원 A(32)씨(이하 'A')가 선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요요요∼, 선장 넘버원"이라고 반복했다.

선장은 베트남어로 건배를 뜻하는 '요'를 욕설로 오해하여 A에게 화를 냈다. 이에 둘은 한 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둘은 잠시 진정하였으나 A가 다시 선장에게 '요요요∼'라고 말하는 바람에 선장이 격분하면서 폭발하였다.

선장과 A는 다시 멱살을 잡으며 몸싸움을 벌였고 이를 말리던 다른 선원을 A가 걷어차면서 회식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화가 난 선장은 조타실로 올라가 선내 방송으로 A 등 베트남 선원 7명 전원을 집합시켰다.

조타실로 가기 전 A는 B씨(이하 'B')와 함께 동료 베트남 선원 5명에게 선장을 죽이자고 공모했다. 식당에서 흉기 2개를 들고 온 A는 그중 하나를 동료 선원에게 주며 조타실에서 선장을 찌르라고 했다.

A는 다른 선원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선장을 죽이는데 동참하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선장을 죽이지 못하면 강제로 하선(下船) 조치를 당할 수 있는데, 항해 도중 강제로 배에서 내리면 3백만 원의 담보금을 못 받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흉기를 건네받은 선원은 겁이 나서 갑판으로 던졌고 결국 A만 흉기를 들고 나머지 6명의 베트남 선원과 조타실로 올라갔다.

조타실에서 선장과 말다툼을 시작한 A는 선장이 "유 하우스 고(You house go)"라는 말을 하자 본격적으로 몸싸움을 시작하였다. 선장이 몸싸움 끝에 A를 바닥에 눕히고 위에 올라탔으나 그때 B가 선장의 뒷머리와 상체를 흉기로 내려쳤다. 이 과정에서 A는 오른손을 다쳤고 흉기를 피하려는 선장이 도망가지 못하게 끌어안았다.

한편, 조타실에 있던 A, B씨를 제외한 나머지 베트남 선원들은 혼비백산해 달아나 창고 속에 숨어 문을 잠갔다. 일부 선원은 당직 근무 후 쉬던 항해사 이씨(이하 '항해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항해사는 서둘러 조타실로 이동하였으나 이미 선장은 응급조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상태였다. 끝내 선장은 과다출혈로 사망하였다.

항해사가 선장을 살피는 사이 선실에서 잠을 자던 기관사 강씨(이하 '기관장')마저 살해한 A와 B는 항해사를 발견하자 항해사마저 죽이려 했다. 항해사가 선장을 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항해사는 태권도 4단, 합기도 2단 등 상당한 무도 실력을 갖추고 있었고, A와 B를 제압하는데 성공하였다.

 

항해사는 이때부터 세이셸로 귀환할 때까지 살인 피의자들을 비롯한 선원들을 무리없이 통솔하여 추가 피해없이 귀환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항해사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선사 및 해경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였다고 한다.

항해사는 선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하여 1) 칼을 감추고, 2) 술을 모두 버리는 한편, 3) A와 B도 구속하지 않고 대신 선원들에게 감시를 맡겼다. 4) 한편 범행 도중 손을 다친 B의 손을 '사용을 불편하게 할 겸' 붕대로 꽁꽁 감아두기도 했다.

한편 해경은 이씨로부터 사건 발생 소식을 전해듣고 수사팀을 급파하여 배가 빅토리아 항에 도착하기 직전에 배를 장악하고 피의자들의 신원을 구속하였다.

 

 수사 과정

  • 피의자들은 친척지간으로 해경에게 체포되기 전에 A씨가 모든 죄를 뒤집어쓰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B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였으나, 이후 B의 손에서 상처가 발견되자 결국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였다. 
  • 이들은 수사 도중 손목치료를 요구하여 병원을 다녀오고, 한국음식을 맛있다고 평가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 7월 1일 피의자들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 7월 4일, 해경은 세이셸에 가서 광현호에서 직접 현장검증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하여 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들과 참고인 대질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광현호와 비슷한 구조의 어선을 빌려 7월 6일 부산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 범인들 간의 공모 여부와 관련, 해경은 1시간 여 만에 공모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일단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해경은 피의자들에 대한 현장검증 등을 끝으로 수사를 마무리 지은 다음, 이번 주말 즈음 이들의 신병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 해경은 7월 5일 피의자들과 베트남 선원 1명, 이씨를 데리고 현장검증을 벌였다.
  • 해경은 7월 8일, 피의자 A씨와 B씨를 특수폭행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재판

부산고법 형사합의2부(호제훈 부장판사)는 21일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선원 B씨(32)와 V씨(32)에게 "원심의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부산지법 제6형사부(부장판사 유창훈)는 지난 1월 24일 1심에서 살인과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선원 B씨(32)에게 무기징역을, V씨(32)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기각에 따라 베트남 선원 B씨(32)와 V씨(32)는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년의 선고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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