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4일, 화천군의 깊은 산골 마을에 살고 있던 70대의 최모 할머니는 그날 오후에 자신의 집 아래 이웃집에 놀러와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그 날 저녁에 할머니의 자식들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할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웃 집에 전화한 자식들이 할머니가 그 곳에 있는지를 물어보았고 이웃집 주민은 창문을 열어서 할머니 집의 불이 켜져있다고 알려주었다.
그 다음 날, 할머니의 집 쪽으로 나있는 산길을 올라가려는 심마니가 할머니의 집을 찾아갔을 때 할머니는 마당에서 피를 흘리며 사망한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할머니가 사는 마을은 산골 깊이 들어간 마을로 길은 오직 하나뿐인 곳이라 웬만해서는 그 곳에 마을이 있다는걸 아는 것조차 힘든 곳이었다. 게다가 마을 바로 옆에는 육군 부대가 자리잡고 있었던 탓에 아무리 대담한 사람이래도 부대 바로 옆 동네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경찰은 동네에 몇 달간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사건 수사에 매달렸지만 동네 주민 어느 누구도 낯선 사람을 목격하지 못한데다 사건 현장에서는 할머니 외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만 있을뿐 그 사람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아서 범인을 잡는 데 애를 먹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일은 할머니가 죽은 후 며칠 뒤부터 일어났다. 할머니의 집으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 것이다.
편지의 내용은 더욱 해괴했다. 자신을 화천의 만성이라고 말하는 그 살인자는 할머니가 자신과 내연의 관계였고 군부대 군인들에게 몸을 팔고 다녔다는 등 피해자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이야기를 적어놓았다. 그러나 경찰의 조사 결과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음해성 거짓말로 밝혀졌다.
이후에도 드문드문 편지가 계속 날아왔다. 5년 간 총 7통. 편지는 죽은 할머니를 비난하는 것은 물론이고 묘하게도 할머니의 큰아들을 비난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이는 경찰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이 내용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12년 2월 11일 '살인마의 편지 - 화천에서, 만성이가' 편으로 방송되었다.
편지 내용을 분석한 결과, 기묘하게도 범인은 할머니 집의 주소를 "연대 뒤골짝"이라고 적어보냈다. 또한 "군바리", "휴양소" 같은 군인들이 주로 쓰는 단어들을 사용했다. 나중에 필적 검사를 해보니 범인은 편지를 쓸 때 평소 자신의 필체와 철저히 다른 필체를 사용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이 보낸 편지들에서 미량의 타액 DNA와 극소 부분 지문 등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비교할 범인이 없을 뿐이었다. 그런데 편지의 내용에서 할머니의 큰 아들에게 유독 적의를 드러낸 것에 주목한 경찰은 큰 아들에게 이 편지들을 보여주고 관련된 인물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대한민국 육군 장교 출신이었던 할머니의 큰 아들은 편지를 보고 자신이 인사 문책한 조모 육군 상사을 기억해냈다.
결국 경찰은 이 사람을 추적한 끝에 60대의 조씨를 할머니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조씨가 DNA 채취를 거부했기 때문에 체포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씨가 음료수를 마시고 버린 것을 미행하던 경찰이 취득하여 DNA를 채취하는데 성공한다. 처음 범행을 부인하던 조씨는 경찰이 편지에서 채취한 DNA와 지문 등을 조씨와 대조한 끝에 동일인물이라는 결과를 얻어내자 결국 범행을 실토했다.
조씨는 1993년, 할머니의 큰 아들이 지휘관으로 있던 부대의 하사관으로 재직하다가 민간인들과의 다툼으로 인해서 인사 문책을 당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스스로 상사 계급으로 전역한 뒤, 큰 아들이 퇴역하기 전 세 차례 가량 전화로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때의 원한으로 할머니의 집을 찾아갔다가 할머니가 자신을 여전히 아들의 부하 취급하는 것에 격분해서 할머니를 살해했다고 한다. 피해자의 아들이 이 일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 이유는 피해자의 아들이 보기에는 가해자가 옳았다고 생각해서 형식상 문책을 하고 영전을 시켜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해자는 피해의식을 갖고 자신이 원하던 보직에서 한직으로 밀렸다고 생각한 것.
범인이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바로 다음주에 검거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알고 싶다 매니아들 사이에서 매우 알려진 사건이다.
후속편에서 범인인 조씨가 인사 문책을 당한 경위가 그 이전부터 이후까지 소상하게 나왔고, 그가 어떤 심경으로 살다가 살인을 하게 되었는지 보여주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 훈장도 받을 만큼 나름대로 인정받았으나, (자기 생각에 따르면)불합리한 징계를 받은 것에 분개해 전역을 신청, 육군을 떠난 후 그에 대한 강박과 울분,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가정도 잃고 인생이 일그러지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그를 보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성격장애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살인 정황상 면식범이라는 의견 때문에 할머니의 남겨진 자식들은 우애를 잃고 갈라섰으며 그 중 입양된 아들은 용의자로 의심받는 과정에서 형제로서의 연을 끊어 버리기까지 했다. 유가족들까지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셈. 큰아들은 조씨의 상태와 모습을 보고, 그에 대한 처벌보다도 두 번 다시 보고싶지 않다는 참담한 심경을 전달해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후 재판 결과 우발적인 살인이라는 점과 범행 당시 정신이상자였다는 점이 고려되면서 1심에서 징역 10년,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참고로 이때 필적감정을 한 사람들이 꾸며서 만들어진 필적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했는데, 실제 필적은 전혀 달라서 감정사들은 좀 난감하게 됐다 몇년동안 동일한 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이 사건의 범인은 폰트 작업처럼 조작한 편지원본을 만들어놓고, 편지를 보낼때마다 그 원본에서 여기저기서 문장을 따다가 베껴 써서 보냈기 때문이다. 편지들이 매번 했던 얘기들을 중언부언 했던 것이 이것 때문이었다.
2018년 11월 10일 MBN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서 '전하지 못한 편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로 방송되었다. 극중에서는 피해자는 군대가 아닌 회사 상사의 모친(가명 김미옥)으로, 가해자는 피해자의 큰아들이 아닌 외동딸 (가명 방영숙)의 회사 부하직원(가명 박경구)으로 각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