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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4일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이기운(당시 48세)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11세)을 차로 치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씨는 초등학생을 차에 싣고 시체 유기를 위해 전남 담양군의 저수지로 가던 중, 피해자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차에 있던 공기총을 피해자 아이에게 6발 쏘아서 살해한 뒤, 방향을 바꿔 나면 만월리 야산 계곡에 시체를 유기했다.

이씨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된 상태라 범행 당시에는 무면허 + 음주운전 상태였다. 대놓고 음주운전 상습범이었던 것. 가족들이나 주변의 증언에 의하면 술을 안 마실 때는 얌전한 사람이고, 가족들에게도 폭력을 쓰지 않는데, 술을 마시면 사람이 180도 변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사고 당일 태권도 학원에 간다며 집을 나간 뒤 그대로 소식이 끊겨 부모는 실종신고를 하였다. 범인을 적발한 경위가 참으로 기가 막히는 것이, 이씨가 술자리에서 어린이를 산에 버렸다며 떠드는 것을 익명의 제보자가 제보하여 경찰이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시작해서 술자리로 끝나는 범죄행각.

이씨는 운전면허에 대한 집착으로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트럭운전기사인 이씨는 트럭으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이었는데 2005년 3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었으며, 2007년 9월에 무면허 운전이 적발돼 2년간 면허시험 응시가 금지되었다. 2009년 9월이면 다시 면허를 딸 수 있었는데 6월에 음주운전 및 교통사고를 일으켰으니 면허 재취득이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에 저질렀던 것. 당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점을 지적했는데, 이씨는 사이코패스라기 보다는 알콜 중독으로 인해서 정상적 판단을 못하는 범죄자가 한 범죄인줄 알았으나..

반전

사실 이씨는 아이를 치고 병원에 데려갔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데려갔다가 MRI를 하려면 더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병원에서 나온 다음 이후 이런 죄를 저지른 것. 그런데,



이씨가 초등학생을 데리고 병원에 왔을 때의 사진이다. 이씨는 처음에는 아이가 중상으로 의식을 잃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으나 CCTV, 병원 기록 등에서 아이가 멀쩡히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정상이었던 것이 밝혀졌다. 이씨가 음주 상태였다고는 하나 정상적인 윤리관에서 한참 떨어진 매우 참혹하고 엽기적인 행위였던 것이었다.

 



결국 구속되어 검찰에서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 원심이 확정되어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도마에 오른 경찰의 부실 수사

경찰의 부실수사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걱정이 태산이었다. 태권도 도장에 전화해 보니 운동을 마치고 나갔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사고지점에서 A군의 집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다. 불안해진 부모는 사고 다음날인 5일 새벽 아들이 북구 일곡동 한 태권도 도장에서 나온 뒤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태권도 도장과 집 주변을 탐문했지만 A군을 봤다는 목격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자 부모의 꾸지람에 단순 가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나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다면 목격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사이 A군의 부모는 아들의 행방을 찾으려고 실종전단지를 수 천 장을 만들어 사고 장소는 물론 광주 일대에서 배포했다. 전단지를 본 이씨의 내연녀 B씨는 그때서야 그가 말한 사고가 사실인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만약 B씨의 신고가 없었다면 경찰의 엉뚱한 수사 속에 자칫 미궁으로 빠질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A군의 장례는 사건 발생 9일 만인 13일 부모와 학교 친구들의 오열 속에 치러졌다. 부모는 아들이 세상과 작별하기 전 마지막으로 학교에 들렀다. A군의 마지막 등굣길은 유족과 교직원 등 30여명이 지켜봤다  

여담

유사한 사례로, 2011년 중국에서는 대학생이 부모의 차를 음주운전+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사람을 치었는데, 피해자가 살아있자 칼로 찔러 살해하고 도주하는 사건이 있었다. 후에 자수했지만 1심에서 얄짤없이 사형이 선고되었고 2심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바로 사형이 집행되었다. 중국 인민법원 판결문은 "범행 동기가 극히 비열, 범죄 의도가 매우 악성, 범죄 수단이 특히 잔인하고 인간 존엄성을 잃은 지 오래이기 때문에 자수를 했어도 법정 최고형을 언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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