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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3일, 인천에서 실종된 50대 여성 김 씨와 30대 아들 정 씨가 실종된 지 한 달 뒤인 9월 23일에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시신으로 발견된 살인 사건. 어머니의 시신은 목졸림, 손발은 청테이프로 묶인 채 정선 야산에서 발견되었으며 아들의 시신은 토막난 채로 울진 찻길에서 발견되었다. 사건의 잔혹함보다 범인의 정체와 경위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사건에 대한민국 전체가 경악한 사건이다.

 

 

사건은 2013년 8월 16일 김 씨의 차남 정 모씨가 경찰에 어머니를 실종 신고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 차남은 어머니만 실종 신고하고 형은 신고하지 않는다. 수일이 지나도 진척이 없자 차남 정영석(29)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도벽이 있고 빚이 8천만원 가량 있었기 때문이다. 차남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고 확실한 물증도 없어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숨진 장남의 자동차로 차남이 강원도 등을 다녀 온 CCTV 화면을 경찰이 확보했다. 또한 고속도로 영수증에서 차남의 지문이 나온 것도 물증으로 확보되었다. 차남은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이 한 일이라고 자백했다.

 



사실 같은 해 2월에도 전주에서 20대 청년(박재박)이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기에 사회가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고, 여기까지였으면 평범한 존속살해 사건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가족에게 불만을 가진 차남이 저지른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었다. 

 

 

공범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범의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공범으로 지목된 사람은 다름아닌 차남의 부인 김 모씨였다.

부인 김 씨는 차남과 함께 울진과 정선 등을 드라이브했는데 차남이 어머니와 형의 시신을 유기하는 동안 자신은 차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해명했고 자신은 정말로 드라이브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피의자 신분으로 진술한 그 다음 날인 2013년 9월 26일, 김 씨는 자택에서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다.

 

자살한 김씨와 오열하는 김씨의 부모


자살 전 김 씨는 형사에게 폭언을 들었고 억울하다며 인권위에 진정까지 냈다. 끝까지 억울하다고 항변한 김 씨는 2장의 유서를 쓰고 자살했으며 부인이 자살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여론은 부인을 동정하고 경찰의 강압 수사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경찰의 만류에도 취재진에게 김씨의 유서를 공개하는 김씨의 오빠

주동자는 바로.

차남은 부인이 죽은 걸 알고는 갑자기 모든 걸 털어놓았는데, 이를 기반으로 2013년 10월 5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인천 모자 살인 사건의 진실에 대해 방영했다. 그리고 방영분을 본 시청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자살한 아내는 공범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중심으로 이끌어간 주동자였다. 그리고 차남은 아내의 살인 계획 안에서 살인을 실행한 실행자였다는 것.

아내가 자살 전에 남긴 유서를 전문가들이 분석했으며 분석 결과 진짜 누명 쓴 사람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자 쓴 것이라기 보다는 자신에게 씌워진 죄를 걷어내는 데 급급하여 억울하다고만 주장하는 상당히 전략적으로 쓴 유서라고 했다. 그리고 부인은 이 유서에서까지 남편의 단독범행을 강조했다.

범행 직전 마트에 간 부부가 찍힌 CCTV를 보면 남편은 청테이프, 락스 등 범행에 사용될 물건들을 고르던 중에 락스를 보고 머뭇거리다가 내려놓았으나, 아내가 이내 쪼그려 앉아서 주도적으로 락스를 고르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편과 아내가 나눈 카톡 내용이 복원되었다. 남편에게 어머니의 인감을 훔쳐서 증여서류를 꾸미자 등 다수의 행동 지령이 담긴 내용이었다.

7월 23일 카톡 내용

남편: 내가 어머니 집을 담보로 대출을 몰래 받으면 불법인가?
아내: 공동 명의로 바꾸면 대출 받는 건 불법이 아니지. 그건 어머니랑 형이랑 너랑 셋이 가서 바꿔야지
남편: 그건 불가능 하잖아
아내: 그렇지. 처음부터 공동 명의로 갔어야 해

7월 24일 카톡 내용

아내: 몰래 인감 떼서 증여서 작성하고 당신 이름으로 바꿔도 되긴 해
남편: 불법 아니고?
아내: 몰래 빼돌려서 증여까지 하루만에 다 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될까
남편: 왜 하루 만에 해야 하는데?
아내: 그게(인감) 없어졌다는 걸 알면 큰일이지. 일단, 어머니 댁 좀 가 봐.

(몇 시간 후)

남편: 집에 안 계시네. 비밀번호도 모르겠고 안의 문도 잠긴 듯. 우리 정말 살 수 있을까?
아내: 살아야지
남편: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드네 진짜 미칠 것 같아
아내: 집 앞인데 좀 만나자고 해봐요.

범행 동기

사건이 있기 전 차남은 은둔형 외톨이 같은 성격으로 퀵서비스 배달을 하며 200~300만원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사건의 범인 부부는 결혼할 때 1억의 오피스텔을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았으나 사치심이 심한 아내덕에 늘 빚에 쪼들렸다. 빚을 갚기 위해 그들이 손을 댄 것은 바로 도박이었고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가며 도박을 했다.
빚과 생활고에 쪼들린 부부는 어머니의 재산에 눈독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응은 냉랭했고 이에 유산을 받기 위해 살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것이다.

 

 

재판

1심에서는 둘 다 공동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정영석에게 사형판결을 내렸다. 이는 국민참여재판 역사상 최초의 법정 최고형이다. 그러나 이듬해 항소심 재판에서 법정은 피살자가 2명 이하이므로 사형판결까지 가기에는 정상참작의 요소가 있다는 점. 반성하는 점. 부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한등급 내려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현재 형이 확정되어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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