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6일 오전 6시30분,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모씨(43, 여)와 두 딸(각각 8세, 13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유력 용의자는 가장인 강모씨(48)였다. 그는 직접 119에 전화를 걸어 "아파트에 가면 내가 살해한 아내와 딸들의 시신이 있다.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강신혁의 휴대전화 신호가 충북 청주시에서 잡히는 것을 확인하고 일대 검문검색을 강화해 경북 문경시에서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던 강이 오전 10시 47분 경북으로 들어오다 경북대 상주캠퍼스 인근 CCTV 영상에 찍힌 것을 확인하고 추적했다. 승용차로 도주하던 강씨는 반대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순찰차에 발각돼 1㎞가량 도주하다 이날 낮 12시10분께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도로에서 검거됐다. 강씨의 옷은 모두 물에 젖은 상태였으며,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충북 청주시 대청호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이었다.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는, 2009년 경 외국계 건축설계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회계 및 재무파트 과장 또는 상무직으로 근무하다 퇴사하고, 서울 강남구에 있는 모 한의원에 재무담당으로 입사했다. 그러나 2012년 11월에 퇴사하고, 그 무렵 은행에서 자기 명의의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대출 받았다. 일을 관두고 난 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아내(43,여)에게 2년 동안 매달 400만원을 생활비조로 주었고, 두 딸(8, 13)에게는 실직 사실을 숨긴 채 2014년 12월부터 출퇴근하는 것처럼 집에서 약 1.5km 떨어진 고시원에 머물다가 오고는 했다.
취업 대신 주식을 택한 강은, 5억원 중 생활비로 지출한 1억원을 제외한 4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하지만 약 2억 7천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2015년 가을부터 대출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던 중, 아내로부터도 "대출금을 빨리 변제하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이에 강씨는 미래가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자살하기로 결심했지만, 자신만 죽으면 아내와 두 딸들도 불행해질 것이라고 생각해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강씨가 2004년 사들인 이 아파트는 부촌으로 유명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대형 아파트(146㎡)로, 매매가가 11억원에 달한다.
급매하면 제값은 아니더라도 9억∼10억원은 받을 수 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5억원 외에 다른 빚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그의 수중에 집을 담보로 빌린 돈 5억원 중 1억 3천만원이 남아 있다는 점, 아내 통장에 2억원이 들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출금을 갚고도 최소 7억원에서 10억원 가량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양가 부모도 모두 중산층으로 특별한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 사이에 불화가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고, 가족들도 두 사람이 원만한 관계였다.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강씨가 어처구니없는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성공 가도를 달리던 자신이 실직 후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탓"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다.
2015년 1월 5일 11시경, 강씨는 미리 처방 받아 놓은 수면제를 와인에 타서 아내 이씨(43)에게 건네주고, 그 시간 동안 모녀가 잠들기를 기다리며 강신혁은 책상에 앉아 메모를 남겼다.
“미안해 여보. 천국으로 잘 가렴. 나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 타 직계가족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통장에 남은 돈은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의 치료비와 요양비에 쓰라”는 내용이었다.
새벽 3시, 거실에서 잠들어 있는 아내에게 다가가 두 손으로 목을 조르고, 확실하게 살해하기 위해 스카프로 목을 힘껏 졸라 살해했다.
새벽 3시 10분, 작은 딸(8)이 잠들어 있는 안방으로 들어가 목도리로 목을 감아 힘껏 잡아당겼다. 피해자가 축 늘어지자, 살해엔 목도리보다 스카프가 더 용이하다고 생각한 강씨는 아내의 목에 묶어 두었던 스카프를 풀어와 작은 딸을 스카프로 재차 목졸라 살해했다.
새벽 3시 30분, 강씨는 큰 딸(13)의 방에 들어갔으나, 인기척을 느낀 큰 딸이 잠에서 깨어나 배가 아프다고 하자 수면제를 건네주며 "배 아플 때 먹는 약이다"며 먹게 한 후 큰 딸이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 강은 잠든 큰 딸을 목도리로 목을 졸라 죽였다.
검찰은 강씨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아내 이씨는 원래 호텔에서 근무하던 직장인이었다. 1999년 결혼 이후 시가의 요청에 따라 일을 그만뒀다. 강씨가 주는 생활비를 절약해 2억원 이상의 예금을 가지고 있었다. 자녀들을 잘 교육해,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아이들의 성적은 항상 우수했다. 강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피해자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생각을 들어봐야 했지만, 처와 딸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보고 자신을 가족구성원 중에 절대적 우위에 있는 존재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재판부도 이 점을 언급했다.
사형에 대해서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전과도 없이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피고인이 성실하게 살아온 것으로 보이는 점, 고령인 강씨의 부친은 암투병으로 생활이 여의치 않음에도 자식을 대신해 유족들에 사죄하는 등 피해보전을 위해 백방으로 뛴 점, 피해자 이씨의 유족들이 피해자들을 안타깝께 떠나보낸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오히려 한때 가족으로 지냈던 강씨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선처해 줄 것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여담으로 미디어펜에서 강씨의 공판 소식을 짤막하게 알리는 보도를 한 적 있는데, 강씨의 실명이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