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A 씨의 아들 김성관(33•1984년생)이 어머니 A(55)씨, A 씨의 아들이자 범인 김성관의 이부형제 B(14)군과 양아버지 C 씨를 살해한 사건이다.
2017년 10월 25일 오후 11시께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A(55)씨와 아들인 B(14)군이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져 있는 것을 A 씨의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시신에는 밀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A 씨 여동생 가족은 수일째 숨진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 아파트를 찾았다가 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 시신을 발견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A 씨의 또 다른 아들 김성관이 지난 21일 오후 5시께 사건 현장인 아파트에서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A 씨와 B군이 아파트를 드나드는 모습이 없는 점에 미뤄 아들 김 모씨(35)가 두 사람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추적에 나섰지만, 사건이 일어난 이틀 뒤인 23일 오후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재혼가정을 꾸렸으며, 용의자인 김성관과 숨진 B군은 아버지가 다른 형제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외교 경로 등을 통해 김성관(35)을 추적하는 데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숨진 A 씨의 남편이자 B군의 아버지인 C(57)씨도 사건 당시에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가, 숨진 것을 발견했다.
김 씨는 범행 직후 친모의 계좌에서 1억 2000여만 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내 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7700여만 원)를 환전, 도피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모(35)씨의 아내 정모(35)씨 역시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 부부는 면세점 명품관에서 300만 원 넘게 물품을 구입했고, 이외에도 면세점 내에서 100만 원을 더 써 총 400만 원 상당의 쇼핑을 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서는 벤츠 SUV를 사고,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 등 '새 인생'을 시작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성관의 범행은 25일 발각됐지만 이틀 전 아내, 두 딸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정씨는 남편 김성관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자백했다. 정씨는 그동안 범행이 발각되면 몰랐다고 하라는 남편의 지시로 허위 진술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관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외할머니 손에서 키워졌다. 어머니는 김성관을 배려하기 위해 김성관이 성인이 된 후 재혼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잘 감싸고, 전화통화도 자주 주고받았던 데다 금전적인 지원도 충분히 했을 만큼 아들에 대한 애정면에서는 평판이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경찰 측도 처음에는 아들이 이토록 잔인하게 어머니를 포함한 일가족을 3명이나 살해하게 된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곧 그 이유가 드러났다. 바로 김성관의 끊임없는 거짓말.
김성관은 아내 정 씨는 물론이고 주위에도 자신이 영국의 글로벌 건설그룹의 전무이사이고 뉴질랜드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엘리트로 소개했고, 곧 부동산 거부 친할아버지에게 건물 두 채를 상속받을 것이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올케 남편과 지인의 딸에게 자신이 다니고 있는 그룹에 취업알선을 해주겠다고 했고 자식 유학을 앞두고 있는 부모에게 유학 지원을 해주겠다는 말도 했다. 허나 이것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실제로 그는 뉴질랜드에선 공사장 허드렛일이나 하는 일개 인부였고, 친할아버지는 지하실에서 혼자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취업알선, 유학 지원도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그는 주위에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고 거짓이 거짓을 낳듯이 그의 거짓말은 산더미같이 불어났다.
목적은 당연히 돈. 거짓말을 거짓말로 방어하던 그는 더 이상 거짓으로 자신의 행동을 감출 수 없는 상태까지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고 그에 따라 벼랑 끝에 몰려 마음이 급해졌는지 뉴질랜드로 도피할 생각을 했고, 어머니에게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어머니는 처음에 몇 번 해주던 지원을 결국 나중에는 일절 거부했다. 이때부터 김성관은 어머니를 '자신의 재산을 빼돌리려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은 다 막는다, 자신의 딸을 납치하고 죽이려고 한다'라고 엄청나게 헐뜯고 다녔다. 심지어 처가댁에서도 처음엔 어머니를 악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결국 거짓말과 자신이 이렇게 된 이유에 개연성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를 악역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고, 그 대상을 전부 어머니 탓으로 돌리면서 서서히 자기 기억이 왜곡된 나머지 자신의 거짓을 어느 정도 믿어버리는 지경까지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공상허언증.자신의 거짓말에 잠식된 김성관의 분노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점점 커졌을 가능성이 컸다. 수시로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고, 어머니와 이복동생을 살해한 후 부인에게 전화했을 때 그가 한 말은 '두 마리 잡았다. 한 마리 남았다.'라는 모욕적인 표현을 썼다.
그의 거짓말에 가장 크게 속은 것은 부인 정 씨. 정 씨는 처가댁에서 남편의 거짓말이 심하다는 걸 이미 알아채고 그에 대해 당부했음에도 이를 믿지 않았으며, 김성관을 철저하게 신뢰하고 의지했다고 한다. 김성관의 어머니에 대한 험담에 서서히 길들여진 정 씨는 체포 후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돈 때문이 아니다. 어머니가 우리 딸을 납치해 죽이려고 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라는 내용의 글귀를 적은 쪽지를 카메라 앞에 내보였다. 교도소에서도 여러 번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편지의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남편에게 속았다는 분노나 원망에 대한 부분은 하나도 없었고, 돈에 대한 수치나 현재 집안 상태 등에 대한 크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굉장히 상세하게 작성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랫동안 김성관의 거짓말에 길들여져 온 정 씨는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렇게 그녀는 공범이 되고 말았다.
용인 일가족 살해범 김성관이 도피 80일만인 1월 11일 오후 7시를 전후해서 한국으로 송환된다. 경찰은 기초조사 후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성관에게 사형을, 아내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1심에서 김성관에게 무기징역, 아내에겐 징역 8년이 선고되었다. 검찰은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똑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김성관과 검찰이 서로 상고를 포기하면서 김성관은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정씨의 경우 19.1.10 대법원판결로 피고와 검사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징역 8년이 확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