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2일 서울특별시 강서구 등촌동에서 일어난 가정폭력이 살인이라는 형태로 결말이 난 사건.
22일 오전 7시 16분경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4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며, 목과 등에 수차례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근처에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떨어져 있었다.
피해자는 아파트 주민인 L 씨(47세)로, 아침 운동을 하러 나가는 길에 피살되었다. 경찰이 아파트 CCTV를 분석한 결과, 사건 발생시간은 22일 오전 4시 45분경으로 추정됐고 유력한 용의자로 L 씨의 전 배우자 김종선 씨(48세)를 지목했다.
김 씨는 범행 후 도주, 길바닥에서 약물에 취한 채로 쓰러져있다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보라매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신원이 밝혀졌고, 경찰은 22일 오후 9시 40분경 동작구 보라매병원에서 전 배우자 김 씨를 긴급 체포했다. 손에 약물이 들려져 있었고, 범인은 자기 말로는 "자살기도를 위해 소지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약물이 거하게 사용된 것까지는 아니었던 모양.
10월 23일,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살해했다."라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피의자 김 씨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 L 씨는 25년간 지속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으며, 세 딸 역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피해자였다. 결국 L 씨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4년 전 김 씨와 이혼한 상태였다. 얼마나 김 씨가 악질이었느냐 하면, 어느 날은 L 씨를 쓰러트린 뒤 L 씨의 형제자매까지 불러서 L 씨가 쓰러진 것을 보게 하면서 희희낙락거리고, 그들이 제지하려 하자 오히려 그들까지 찌를 것처럼 흉기로 위협하기까지 했다. 간신히 경찰을 불렀지만, L 씨는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느니 뭐니 하는 뉘앙스로 경찰을 구슬렸는지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피해자 L 씨만 여성보호센터로 보내지는 선에서 그쳤다.
이혼한 뒤 4여 년 동안에도 전 배우자 김 씨의 끊임없는 살해 협박과 스토킹으로 연락처와 주거 장소를 자주 바꾸었으나, 소용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접근금지명령을 받았지만, 전 배우자 L 씨가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GPS 탐지 장치까지 차에 몰래 붙이거나 흥신소, 인터넷까지 동원해서 끈질기게 L 씨를 추적하였다.
피해자의 딸들은 10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의 아버지를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달라며 글을 올렸다.
당연히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는 슬픔과 분노하였으며, 심지어 피해자 유족 중의 한 명은 '그 새끼'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범인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가해자의 누나는 "겉으로 보기에 그럴 사람이 아니었는데, 진작에 남동생이 그랬음을 알았으면 내가 꾸짖을 수도 있었는데…."라면서 미리 사건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피해자의 친구는 "포털사이트에서나 듣던 살인사건 소식에 친구가 올라와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면서, 슬픔을 표했다. 그리고 그는 모임에서 피해자가 배우자(가해자)와 함께 동행하는 걸 봤는데, 배우자(가해자)는 겉으로 피해자를 위하는 척하는 것 같지만, 친구는 피해자의 표정에서 그녀가 뭔가 괴로움을 느끼는 걸 간파했었다는 모양.
그것이 알고싶다 1145회에서 살인이라는 형태로 이어지는 가정폭력 문제의 르포에서, 이 사건과 강남 미용사 살해사건을 중점으로 다루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정부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보호,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의 방안을 논의해 가정폭력 가해자는 현장에서 즉시 체포되고,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최대 징역형을 받게 된다고 한다.
피해자의 딸들이 가해자인 김종선의 신상 정보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하였고, 언론에도 공개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하여 각종 언론에 범죄자의 이름과 얼굴을 비롯한 신상 정보가 공개되었다.
또한 "살인자 아버지 얼굴 공개가 죄라면 처벌받겠다."라며 설령 명예훼손죄의 처벌 대상이 된다 해도 "명예훼손 소송이 두렵지 않다. 그 사람은 돌아가신 엄마와 우리 가족 가운데 누구를 죽일까 저울질했다고 한다. 살인자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활보하는 게 두려울 뿐이다. 다만 (가벼운 처벌로 범인이) 세상에 풀려난다면, 우리 가족 중 누군가에게 보복할까 봐 불안하다."라고 했다.
12월 20일에 세 딸들이 ‘살인자 아빠’의 이름과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이 잔인한 살인자가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의 신상 공개 조건은
1) 중대한 강력범죄사건일 때
2)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3) 국민의 알 권리, 재범방지,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
4)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때 등이다.
김 씨는 이 모두에 해당되지만,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유족이 수사 단계에서 경찰에 신상 공개를 요청한 기억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의 인터뷰에 의하면 조사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에 수 차례 범인의 신상공개를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을 계기로 범죄자 신상공개 기준을 더 구체화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