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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0일, 낮 12시께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여우고개 6부 능선 부근 계곡을 지나던 등산객이 백골 사체 2구와 심하게 파손된 대우 누비라 승용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번호판 추적을 통해 차량의 소유주가 10개월 전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동반자살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기고 가족과 함께 실종된 이모씨임이 밝혀졌고, 백골 사체는 그의 두 딸의 것으로 드러났다.

 

 

형사들은 수사가 진행되자마자 곧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가족이 살해후 자살을 했다면 4구의 시신이 나와야 하는데 발견된 것은 2구의 유골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촬영을 위해 현장을 분석한 전문가는 차가 주행 중에 낭떠러지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절벽 가까운 곳에서부터 저속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차량이 여기저기 긁힌 것으로 보아 절벽 위에서부터 천천히 굴러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시신은 튕겨져 나와 발견 위치로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었다.

 

 

그렇다면 이씨 부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현장에서 발견된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라는 말로 시작하는 유서에는 부부가 근처 산정호수에서 죽을 거란 이야기가 적혀있었지만 부부의 흔적은 호수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서를 쓴 2주 뒤 뜻밖에도 의정부의 한 병원에서 부부가 같이 동상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경찰은 이씨 부부를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공개 수배했다.

범인 이씨 부부의 검거

백골 사체 발견 2년 뒤인 2013년 4월, 거동이 수상한 남녀가 있다는 주민의 신고로 부산의 한 과수원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검거됐다. 그리고 동년 9월에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살인죄를 인정 받아 각각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의 진상

이씨의 아내는 학습지 판매원으로 일했는데, 팀장이 되기 위해 빚을 내가며 무리하게 학습지 판매를 강행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을 회사에 들켜 징계를 받게 된다. 결국 1억 3천이나 되는 빚을 견디다 못한 아내는 이씨에게 동반자살을 권유하고 이씨는 이를 받아들인다.

2011년 2월, 가족여행 명목으로 딸들을 데리고 나와 포천의 민박집에서 숙박한 이 씨 부부는 자녀가 잠들자 번개탄을 피워 동반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자 인근 산정호수로 이동해 차량 안에서 다시 번개탄을 피웠으나 이번에도 실패했다.

이씨 부부는 깨어난 자녀를 목 졸라 숨지게 했고, 그들도 죽을 마음으로 차를 몰아 여우고개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그 충격으로 자매의 시신이 차 밖으로 튕겨 나가고 만다. 그러나 이 씨 부부는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를 맨 채 절벽 아래로 차량을 몰았고, 절벽 20미터 지점에서 차량이 나무에 걸려 충격이 완화되어 세 번째 자살시도도 실패했다.

 

이렇게까지 일이 꼬이자 남편은 돌로 아내의 머리와 자신의 머리를 순차적으로 내려쳤지만 죽는데는 실패했다. 그러자 이씨 부부는 영하의 날씨로 동사하기 위해 옷을 벗기까지 했으나 역시 죽진 않았고 기절 후 깨어나게 된다.

다섯 번에 걸친 자살시도가 전부 무위에 그치자 이 씨 부부는 그때서야 생존을 선택했다. 이씨 부부는 지인에게 약간의 돈을 빌려 동상과 머리의 상처를 치료한 후 검거 전까지 2년 동안 진천, 강릉, 밀양, 부산 등에서 일용직 근로 생활을 하며 숨어지내는 삶을 살다 검거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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