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4일, 경상북도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여섯 할머니가 사이다병에 든 농약(메소밀)을 모르고 마셨다가 쓰러졌다. 이후 이장이 119에 신고해 4명은 회복했으나 2명은 끝내 사망했다.
여기서 굵은 글씨는 경찰 측에서 주장하는 박 할머니가 용의자인 이유다. 이 외에도 쓰러진 당시 응급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경찰의 주장 중 하나이지만 확실하지는 않아서 상당한 공방이 예상된다.
경찰 측은 "명확한 증거가 있다는 점에서 박 할머니가 범인이 맞다", 박 할머니 가족 측은 "경찰이 억지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범인부터 살인의 고의성, 과실 여부 등등 제대로 밝혀진 사안이 없어 논란이 매우 거세다.
이 사건은 상당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정황증거는 많은데 확증이 부족한 사건이지만,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것 자체가 의구심이 충분히 든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용의자로 지목된 할머니의 수상한 행적과 수많은 정황증거가 크게 기여했다. 드링크제, 농약병이 발견된 것도 그렇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할머니의 옷 등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었는데 할머니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토한 것을 닦아주다 묻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의 위액이나 토사물에서는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사람은 해당 사건 당시 위의 피해자들과 현장에 함께 있었으나 유일하게 농약 사이다를 마시지 않았던 박 모 할머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용의자일 뿐 가해자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당연히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해당 용의자를 판결도 나기 전부터 가해자로 단정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해당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직접적인 증거와 동기, 목격자의 증언 등 살인 사건의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가 모두 없다는 것이다.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치열한 법정 공방이 기다리고 있을 듯하다.
우선 경찰이 이 박 모 할머니를 용의자로 지목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사건 당시 용의자의 행적과 용의자의 집 부근에서 발견한 병 뚜껑이 없는 자양강장제 병이다. 당시 살충제가 든 사이다에는 자양강장제 뚜껑이 씌워져 있었는데, 집 주변에서 발견된 뚜껑 없는 병은 사이다 페트병에 씌워져 있던 자양강장제 뚜껑과 같은 종류 제품이었고 유효 기간도 같았다. 살충제 원액 병 역시 용의자의 집에서 나왔다. 또 용의자의 옷과 타고 다니던 노인용 소형 전동차 손잡이 등 용의자의 옷 21군데에서 검출된 살충제와 같은 성분이 남아있다는 감식 결과를 통보 받았고 뒤뜰 담 부근에서 이와 동일한 성분의 살충제 병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도 발견되었다.
용의자의 미심쩍은 행적 역시 정황증거로서 영장에 작성되었다. 당시 6명의 피해자들이 사이다를 마시던 때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 용의자였으나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미심쩍은 부분이다. 용의자는 이에 대해 자는 줄만 알아서 신고하지 않았고 이후 입에서 거품이 나오길래 닦아줬다고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고통을 호소하며 밖으로 기어 나온 신 모 씨를 목격한 사실이 있고, 구토를 하거나 비틀거리며 쓰러지고 거품을 토해내는 반응을 보고도 자는 줄로 착각했다는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다.
특히 현재 유일하게 회복한 피해자인 신 모씨의 경우 문밖으로 기어 나와 길바닥에 쓰러지며 신고자에게 발견될 수 있었는데, 이 당시 용의자도 신 모 씨를 따라 문밖으로 나온 것이 목격되었다. 그런데 신고자가 남편인 마을 이장을 찾으러 간 사이 구급차가 도착했으나, 바깥에 나와있던 용의자는 마을 회관으로 다시 들어가 구급 대원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멀찍이 떨어진 곳에 앉아만 있었고 결정적으로 구급대원들에게 실내에 피해자 5명이 더 있음을 알리지 않았다. 몇십 분이 지난 후 도착한 이장이 뛰어 들어갔을 때 나머지 5명은 이미 토사물과 거품을 내뿜은 채로 의식 불명에 빠져있었고 결과적으로 병원에 뒤늦게 후송되었다. 이후 용의자가 수사과정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3차례나 거부했으며 변호인이 있는데 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받아야 하냐며 거부권을 행사한 것 역시 정황증거의 하나로 작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용의자 박 모 할머니를 가해자로 단정할 수 없는 정황들도 충분히 많다. 우선 사이다 병과 자양강장제 병 모두에서 용의자의 지문이나 기타 DNA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에서 직접적인 증거는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자양강장제 병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용의자를 특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는 경찰의 입장에선 법정에서 용의자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엄청난 난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거기다 이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유일한 목격자는 용의자 본인밖에 없으므로 증언 확보는 애당초 불가능한 상황.
거기다 살인 사건을 저지를만한 동기 역시 경찰이 전혀 설명을 못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서 용의자는 평소 온화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으며 나머지 피해자 여섯과는 70년을 함께 해온 이웃 사촌이었고 갈등 관계는 없었다는 게 마을 주민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주장이 있었고 깨어난 피해자 신 모 씨 역시 박 모 할머니는 이런 짓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고 갈등도 없었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에서 마을 주민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평판이 좋지는 않은 듯하다. 화투를 칠 때 자신이 불리하면 패를 마구 섞어 판을 엎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현재 경찰이 내놓을 만한 동기는 용의자가 피해자 중 한 사람과 화투를 치던 중 말싸움을 했다는 정도밖에 없다. 또 다른 정황 증거도 있는데, 3~4년 전부터 박 할머니가 피해자 중 한 명과 토지 임대료 문제로 다투었다고 한다. 거짓말 탐지기를 거부한 이유에는, 용의자가 워낙 고령이다 보니 경찰 측이 설명하는 거짓말 탐지기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듣지 못했고 해당 장소가 시골 촌 마을이다 보니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위해선 대구까지 가야 했는데 건강 이유로 거절한 것이라는 게 변호인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거짓말 탐지기를 거부한 뒤에 정작 대구에 있는 딸의 집으로 옮겨갔다는 점을 들어 변호사 측의 주장이 맞지 않는다는 반박도 있다.
한편 경찰 측의 가장 유력한 증거인 용의자의 옷가지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에 대해서는 이후 진술에서 피해자들의 입에서 흐르는 거품을 닦아주고, 마을 회관의 토사물 청소를 도와주다 묻었을 것이라는 반박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경찰 측에서 피해자들의 위액, 토사물 등 타액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전혀 나오지 않았으며 바지 주머니 밑단, 바지 주머니 안 등 닦아줬다고 볼 수 없는 부위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재반박을 한 상황이다.
현재 용의자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벼농사도 짓지 않아 해당 살충제는 손에 댈 일도 없고 자양강장제 병 역시 누군가 용의자 본인을 모함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심어 놓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의 모함을 받았다면 어떻게 용의자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을 줄 알고 살충제를 그 집에 미리 가져다 놓을 수 있는 지 설명할 수 없다. 또는 사건 발생 후 박 할머니가 용의자로 떠오른 후에 그 집에 가져다 놓았거나. 용의자의 가족 측에서도 순간적으로 잘못 판단한 실수라면 경찰에 사실대로 말하라고 권유했다고 하나, 용의자는 혐의를 강력 부인하였고 만약에 범인이라면 자양강장제 병을 어디다 묻어버리거나 멀리 내다 버리지 뜰에 버젓이 던져두겠냐고 반문했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로 자양강장제 병에서 용의자의 지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 중 하나인 것이 사실이다.
또 농약을 섞은 자양강장제의 병뚜껑을 사이다 페트병에 씌워둔 것이 용의자와 연결하는 중요한 정황증거이기도 하지만, 독약을 사이다에 타고 난 후 그 독약 병뚜껑을 굳이 원래의 자양강장제 병 대신 사이다 페트병에 씌워 둔다는 건 지나치게 눈에 띄고 작위적이며 범행을 감추려는 범인이 할 만한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라서 모함이라는 설의 증거도 될 수 있다. 또한 농약 자양강장제 병이 용의자의 집 마당에서 쉽게 발견된 것도 용의자의 주장대로 너무 작위적이고 상식적 행동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 물론 고령자라 범행에 치밀하지 못하고 둘 다 용의자가 단순히 실수한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후에 수사에 임하는 과정을 보면 고령자라도 그 정도로 판단력이 흐려진 건 아니라고 보인다.
또한 농약을 언제 어떻게 투입했느냐는 시간도 문제인데 할머니들이 마을 회관에 여럿 모여있을 때 몰래 투입한다는 건 가능성이 낮고 회관에 사람이 없을 때 몰래 들어와 미리 사이다에 농약을 투입했을 것인데 경찰은 이에 대한 증거나 설명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진술 과정에서 용의자가 다소 횡설수설을 했다는 것, 사건 당일 현장에서 용의자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 등은 물론 의심 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용의자가 80세 이상 고령자로 판단력과 사고력이 다소 떨어지는 상태라는 것을 고려하면 법정에서 충분히 뒤집힐 수도 있는 증거들이다. 즉 주요 정황 증거들도 어느 정도 반론이 가능하므로 여러모로 확실한 증거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 예전에 있었던 농약 독살 사건들처럼 미제 사건으로 남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다만 방금 앞에서 말했다시피 용의자의 판단력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딱히 제대로 된 반론은 아니다.
또한 고의성 살인 사건인지, 과실치사 사건인지 의견도 분분하다. 위에서 주장되는 평소 불화설 등도 살인의 동기가 될 만하지 않고 깨어난 피해자들도 이를 부인하는 등 동기를 설명하기 어렵다.
종합적으로 드러난 정황 증거로는 용의자 박 할머니가 매우 의심스러운 건 사실이나 직접 증거의 부재, 범행 동기 부재, 일관된 범행 부인 등 범인이라는 것을 합리적 의심 없이 확신하기는 어려우므로 추가 증거 없이는 매우 어려운 재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박 할머니 가족 측에서 대형 로펌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 할머니 측이 여러 정황을 근거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검찰 측은 첫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사들조차도 피고인이 과연 범인일까 의문이 들었지만, 피고인에 유·불리한 증거를 모두 모아 객관적으로 분석한 결과 피고인이 범인이 맞다는 게 검찰 측 주장. 한편 박 할머니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변호인단은 과도한 상상이라며 반박했다.
결국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 역시 전원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단했다. 박 할머니의 변호인단은 즉각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과정에서 이장의 증언도 나왔다고 한다. 이장이 사건 현장에 갔을 당시 '평소와는 다르게 피고인 할머니가 양쪽 출입문을 모두 닫고 안에 서 있었다.' 라는 증언을 했다. 즉, 사건이 일어난 회관의 모든 출입문을 닫은 채 그 안에 있었다는 얘기.하지만 이건 현행범으로 몰리거나 하는 것이 두려워 무작정 문을 닫는 행동을 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유죄의 증거는 아니고, 재판부 측도 한두 가지로 유죄를 결정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항소가 기각되어 무기징역형이 유지되었다. 변호인단 측이 재기한 제3자에 의한 범행설은 일반 상식과 과학적 사실에 위배되며, '형사재판에서 간접증거를 근거로 유죄를 인정할 때 그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범죄 사실에 대한 완전한 증명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명력이 인정되면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따른 것이라 한다. 한편 피고인의 가족 측이 거세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 당하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이후 대법원까지 올라간 상고심(대법원 1부, 주심 이기택 대법관)에서도 박 할머니의 유죄가 인정되어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은 시골 노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농약 음용 사고라는 것과 같은 메소밀이 쓰였다는 점에서 함평 독극물 비빔밥 사건, 보은 콩나물밥 독극물 사건과 매우 유사한 면이 있다. 이 두 사건은 현재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데, 이외에도 메소밀 관련 살인 사건은 대부분 미제 사건이 되었다.
한편 2016년 3월 9일 경북 청송군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 주민들이 마신 소주에서 상주 사건에 사용된 것과 같은 메소밀이 검출되었으며, 사건이 발생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제2의 상주 사건이 되는 게 아니냐며 흉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한다.
2018년에도 유사 사건이 또 생겼다.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018년 4월 21일 오전 4시께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의 한 마을 공동 취사장에서 주민 A씨(68세)가 고등어탕에 저독성 농약 150㎖가량을 넣은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이날 아침 식사 전에 미리 고등어탕 맛을 본 주민 B씨가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 A씨 범행이 드러났는데, 주민들이 함께 고등어탕을 먹었다면 다수가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농약을 넣은 용의자는 이 마을의 전 부녀회장으로 경찰 측은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 분석 등을 통해 A씨가 새벽에 혼자 드나든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노인이라고 무조건 무죄추정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어차피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는 위치에서, 무대뽀 심리로 저질러 보는 경우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더우기 노인공경 사상이 아직 강한 대한민국에서는 노인이 극악한 범죄를 설마 저지르랴 이런 심리가 남아 있어서, 이런 막장 노인들의 범죄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